본문 바로가기

여행/해외여행

동유럽 둘러보기 -《출발》



동유럽 둘러보기 -《출발》





휴가가 시작되었다.

무려 17일. 이만하면 선진국 수준 아닐까?

그러나 이 긴 휴가엔 나름대로의 속사정이 있다.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의 업무 성격상, 야외 현장 일이 많아

혹서기엔 좀체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

게다가 무더위로 인한 주의력 저하로 제품의 품질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커지며

무엇보다도 안전사고의 위험성도 높아진다.


이런 저런 사정을 고려할 때, 생산성을 기대하기 힘든 성하(盛夏)엔 

종업원들을 출근 시켜 억지로 일을 하게 만들 바에야

아예 공장 전체를 닫고 쉬게 하는 편이 

훨씬 이득일 수가 있다.


더우기 최근엔 온난화 및 원전 가동 중단 사태로 인하여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리면서 정부에서 전력 소모가 많은 기업을 대상으로

전기 사용량을 줄일 것을 권고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는 업체에

불이익을 주는 정책을 시행하면서 휴가기간이 더 늘게 된 것이다.


어쨌거나, 긴 휴가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 모종의 대책이 필요했다.

꽃 찍으러 산에 가라면 17일이 아니라 170일도 기꺼이 혼자 돌아다닐 수 있겠으나

내겐 배려해야 할 마눌님이 있단 말이다.

후일 퇴직해서, 뜨신 밥이라도 한 그릇 얻어먹고 살려면

부지런히 포인트를 적립해 두어야 하지 않겠는가?


애초 계획에 없었지만,

가격대 성능비 좋은 여행 패키지를 찾아 이리저리 헤맨 끝에



실속!  [헝가리/체코/오스트리아] 동유럽+다뉴브 야경 7일

주말 출도착으로 굵고 짧게 동유럽 즐기기~ 핵심 동유럽을 잡아라!

짧은 일정으로 알찬 동유럽을 즐겨보세요!!



저 유혹적인 문구에 이끌려 계약 버튼을 클릭하는 나를 발견하였다.











동유럽 7일이라 하지만, 가는데 하루, 오는데 이틀을 빼면

실질적으로 Full Day 로는 4일밖에 되지 않는게 함정이다.

하지만 공상과학에서의 "순간이동" 기술이 상용화 되지 않은 다음에야

세상의 어떤 유럽 여행도 피해 갈 수 없는 함정이다.










어쨌든 우린 러시아항공 SU251 편을 타고 로씨야 상공을 날고 있다.










예전 툭 하면 단골로 대형사고를 쳤던 아에로플로트(Аэрофлот) 社라 

혹 추락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비행 내내 떨쳐버릴 수 없었으나

러시아 국내 항공기 제작사인 일류신(Ильюшин) 기종이 아니라 

유럽 에어버스사의 A330인 점이 조금 안도감을 갖게 해 주었다.








여름 휴가 성수기에 국내 여행사들이 연합하여

전세기로 빌린 비행편인만큼 저가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서비스는 그리 기대하지 않았는데, 과연 

기내식은 조금 부실했고, 물/커피/음료는 기본 제공, 그 외 맥주나 와인 등은 

제돈 내고 사 먹어야 했다.






약 9시간 30분에 걸친 비행 끝에 모스크바 공항에 기착하다.

여기에서 3시간 정도를 기다려 프라하행 국제선(SU2016)으로 갈아탄다.










다시 비행기는 2시간 40분의 여정에 오르는디...







 

계속되는 빵 중심의 기내식에 속이 좀 니글그려서










3유로를 투자하여 기내 맥주를 주문해 보니 

냉장이 안되어 미지근한 깡통을 갖다 주네.

따서 마셔보니 밍밍한 것이 무슨 맛인지 도대체 모르겠더라.


거스럼돈 2유로는 잔돈이 없다는 핑계로 결국 돌려 주지 않는구나. 써글넘덜.

까칠하게 따질까 하다가 내 말을 못알아들을까봐 그만두었다 ㅡㅡ;;;


초장부터 5유로 날렸다. 제길.










프라하 공항 도착~


어릴 적부터 반공 교육을 철저히 받으며 자란 탓에

옛 소련의 위성국인 동구권에 대한 선입견을 완전히 버릴 수 없었던지라

입국 과정에서 옛 공산국가로서의 관료주의적 경직성이나 불친절함 등의 불편을

 겪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완전히 틀린 생각이었다.

여느 서방국가나 다름이 없었던 것이다.

(사실 어느 국가나 입국 심사는 부드러울 순 없다.)

 

비교적 여름이 서늘하다는 동유럽인데, 공항 게이트를 나오자마자

뜨거운 열기가 훅 덮쳐온다.

이 곳이라고 온난화를 피해 나갈 재간이 있을 리 없다.

 

미리 대기하고 있던 버스에 탑승하여 정해진 일정에 의거

프라하 야경 관람에 나선다.


 





<출발편 끝>